
휘슬재킷
먼저 그림 전체를 한번 살펴볼까요?
실제 말과 비슷한 크기의 커다란 말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배경도, 사람도 없습니다. 오직 한 마리의 말만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휘슬재킷이라는 이름의 경주마입니다.
휘슬재킷은 뛰어난 혈통을 가진 말이었고, 실제로도 뛰어난 경주마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은퇴한 뒤에도 그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주인인 로킹엄 후작은 화가 조지 스터브스에게 자신의 말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자유로운 모습
이제 말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안장도 없고, 고삐도 없습니다. 사람의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휘슬재킷은 앞발을 높이 들고 힘차게 몸을 세우고 있지만, 어디에도 묶여 있지 않습니다.
은퇴한 경주마가 비로소 자유를 되찾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표정이 있는 말
이번에는 얼굴을 바라보세요.
귀는 쫑긋 서 있고, 눈빛은 살아 있습니다.
마치 지금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죠.
18세기에는 동물을 이렇게 그리는 일이 흔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화가들은 말을 하나의 동물로 그렸지만, 스터브스는 휘슬재킷이라는 한 존재의 개성과 성격까지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말을 그린 그림이라기보다, 한 존재의 초상화에 가깝습니다.
자연을 관찰한 화가
스터브스가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끈질긴 관찰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작업실에서 다른 화가의 그림만 따라 그리지 않았습니다. 직접 말을 관찰하고, 해부하며 근육과 뼈의 움직임까지 연구했습니다. 심지어 《말의 해부학》이라는 책을 남길 정도였습니다.
그 덕분에 휘슬재킷의 몸에는 단순히 아름다운 형태를 넘어, 살아 있는 생명체의 힘과 움직임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