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 옷을 입은 무용수
먼저 그림을 천천히 바라보세요.
초록색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 세 명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조금 신기하지 않나요? 마치 객석이 아니라 천장 근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드가는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시선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공연을 보는 관객이 아니라, 연습실 안에 함께 있는 사람처럼 그림을 보게 됩니다.
시선이 따라갑니다
이제 오른쪽 위의 발레리나를 보세요.
양팔을 크게 펼친 모습이 보이죠? 그 팔을 따라가다 보면 옆 사람의 다리, 그리고 아래쪽에 살짝 보이는 초록색 치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드가는 우리 눈이 그림 속을 천천히 돌아다니도록 이렇게 인물들의 움직임을 연결했습니다.
밝은 무대, 어두운 연습실
그림 뒤쪽은 조금 답답해 보입니다. 무용수들이 모여 있고 색도 조금 어둡습니다.
반대로 앞쪽 무대는 비어 있고 환한 빛이 비추고 있습니다.
당시 발레리나들의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치열하게 연습해야 했고, 무대에 설 기회도 많지 않았죠.
드가는 어두운 연습실과 밝은 무대를 함께 그리며, 현실과 꿈을 한 그림 안에 담았습니다.
빛이 예쁜 이유
이 그림이 유난히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있습니다.
드가는 파스텔과 과슈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무대 위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는 것처럼 표현할 수 있었고, 발레리나들의 움직임도 더욱 가볍게 살아납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드가는 공연이 한창인 순간보다,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에는 긴장도 있고, 설렘도 있습니다.
잠시 작품 앞에 머물며 발레리나들의 표정을 바라보세요.
곧 무대에 오를 사람들은 지금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