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iot in the Galleria
카페 앞에서 두 여성이 서로 머리카락을 붙잡고 싸우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순식간에 몰려들고,
거리 전체가 술렁이는 것 같죠.
굉장히 소란스럽고,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장면입니다.
그런데 움베르토 보초니는 이 싸움을 단순한 풍경처럼 그리지 않았습니다.
인물들은 거의 스케치처럼 빠르게 흩어져 있고,
짧고 거친 붓질은 화면 전체를 흔들리게 만듭니다.
마치 사람들이 움직이는 속도와 소음까지 함께 보이는 것 같죠.
움직임 자체를 그리고 싶었던 화가
보초니는 미래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였습니다.
미래주의는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새로운 시대의 감각,
즉 속도,
기계,
에너지,
산업화의 움직임을 예술로 표현하려 했던 흐름이었죠.
그래서 미래주의 화가들은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그림에서도 인물의 형태보다,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에너지와 움직임이 먼저 느껴집니다.
짧게 끊기는 붓질 역시 그런 효과를 만들기 위한 방식이었죠.
이런 기법은 ‘분할주의’의 영향으로,
당시 미래주의 화가들이 자주 사용하던 표현 방식입니다.
밀라노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그런데 제목에 등장하는 ‘갤러리아’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바로 밀라노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입니다.
지금도 밀라노 여행을 가면 거의 모두가 들르는 유명한 장소죠.
그리고 이 그림의 배경은,
그 갤러리아 안에 있는 ‘캄파리노 카페’ 앞입니다.
보초니는 파리에서 밀라노로 돌아온 뒤,
이 카페를 거의 매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았던 도시의 소란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그림 안에 옮겨놓았죠.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카페
흥미로운 건,
캄파리노 카페가 지금도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밀라노의 갤러리아를 걷다 보면,
100년 전 보초니가 바라봤던 풍경을 비슷하게 마주하게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오가고,
카페는 시끄럽고,
도시는 여전히 분주하죠.
짧고 거친 붓질 때문인지,
그 소란스러운 움직임이 화면 안에 아직도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