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피에르 성당

생피에르 성당

위트릴로는 ‘몽마르트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평생 몽마르트의 거리와 건물들을 많이 그렸습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생피에르 교회 역시,
몽마르트 언덕에 실제로 있는 오래된 교회죠.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조금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정면의 건물은 생피에르 교회인데,
뒤쪽으로 거대한 돔과 종탑이 함께 보이거든요.

처음 보면 같은 건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뒤에 보이는 건 몽마르트 꼭대기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입니다.

일부러 두 장소를 하나처럼 그렸습니다

원래 사크레쾨르 성당은 높은 언덕 위에서 웅장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위트릴로는 이번 그림에서,
생피에르 교회와 거의 같은 선상에 놓이도록 구도를 배치했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성당도 압도적으로 느껴지기보다,
동네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처럼 보이죠.

마치 오래된 몽마르트의 시간 안에,
두 건물이 함께 겹쳐 있는 느낌입니다.

위트릴로 특유의 조용하고 낡은 분위기가 더 잘 살아나는 순간이기도 하죠.

그림인데도 벽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이제 건물 벽을 자세히 보세요.

표면이 단순히 칠해진 게 아니라,
진짜 오래된 벽처럼 거칠고 두껍게 느껴집니다.

위트릴로는 이런 질감을 만들기 위해,
물감에 풀과 석고 가루를 섞어 사용했습니다.

심지어 붓 대신 칼을 이용해 캔버스 위에 물감을 바르기도 했죠.

마치 건축 노동자가 벽에 석고를 바르듯이요.

그래서 그의 그림은 풍경화이면서도,
실제 건물 벽의 시간과 촉감이 함께 느껴집니다.

오래된 벽에 집착했던 이유

위트릴로는 특히 ‘백색 시대’부터 석고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낡은 건물 벽,
빛바랜 거리,
오래된 회색 공기를 화면 안에 남기고 싶어 했던 거죠.

나중에는 아예 석고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석고는 굳으면서 쉽게 갈라지고 깨졌기 때문에,
그는 그 문제로도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 건물보다도, 오래된 몽마르트의 분위기를 남기고 싶었던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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