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노의 집

베르노의 집

이 작품은 <국기가 게양된 시청>과 함께,
모리스 위트릴로 말년의 화풍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이 시기의 위트릴로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색을 사용했는데요.

그래서 보통 이 시기를 ‘다색 시대’라고 부릅니다.

Town Hall with Flag
Town Hall with Flag

몽마르트 언덕 아래의 거리

그림의 배경은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몽세니 거리입니다.

오른쪽 위를 자세히 보시면,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사크레쾨르 대성당도 일부 보이죠.

실제로 몽마르트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왠지 익숙한 풍경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좁은 길,
비탈진 언덕,
그리고 오래된 파리의 공기까지요.

하지만 이 그림은 야외에서 그린 풍경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건,
위트릴로가 이 그림을 직접 거리에서 그린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당시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야외로 나갈 수 없었던 위트릴로는,
엽서 속 몽세니 거리 풍경을 보며 자신의 기억을 떠올려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화가의 기억 속 풍경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 거리와 기억이 섞여 있는 셈이죠.

지금의 몽세니 거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 작품은 1924년에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몽마르트에 가보면 그림 속 모습과는 꽤 달라져 있죠.

베르노의 집도 사라졌고,
거리의 형태도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림 속 공기만큼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언덕을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문득 위트릴로가 바라봤던 몽마르트가 떠오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언젠가 파리의 몽세니 거리를 걷게 된다면,
이 그림을 한번 떠올려보셔도 좋겠습니다.

어쩌면 위트릴로는 실제 풍경보다,
자신이 그리워했던 몽마르트를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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