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n Hall with Flag

Town Hall with Flag

이 그림은 위트릴로가 오랫동안 이어온 ‘백색 시대’를 지나,
새로운 화풍으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전의 <베를리오즈의 집> 같은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실하죠.

회백색 위주의 차분한 화면 대신,
훨씬 다양한 색이 등장하고 분위기도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마치 오래 흐려져 있던 풍경에 다시 온기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풍경은 직접 본 장면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건,
위트릴로가 이 그림을 야외에서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당시 그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 수잔 발라동은 아들이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여러 마을 풍경이 담긴 엽서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리고 위트릴로는 그 작은 엽서들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풍경으로 다시 화면을 채워 넣었죠.

그러니까 이 그림은 실제 거리의 기록이라기보다,
기억과 상상이 섞인 풍경에 가깝습니다.

그림 속에는 어머니의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이제 그림 왼쪽 아래를 한번 보세요.

위트릴로의 서명이 보입니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과 자세히 비교해 보면,
묘하게 느낌이 다릅니다.

사실 이 서명은 위트릴로가 직접 쓴 것이 아닙니다.

병으로 힘들어하던 아들을 대신해,
어머니 수잔 발라동이 직접 남긴 서명이었죠.

조금이라도 빨리 그림을 팔아,
아들의 삶을 도우려 했던 겁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단순한 풍경화처럼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거리의 풍경 사이로,
위트릴로와 수잔 발라동이 함께 버텨냈던 시간이 조용히 남아 있는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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