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Girls at the Piano

Young Girls at the Piano

두 소녀가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한 명은 악보를 바라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조용히 건반 위에 손을 올리고 있죠.

방 안은 부드러운 빛으로 가득합니다.
커튼도, 드레스도, 피부의 색도 전부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물들어 있네요.

그림만 보면 참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장면 뒤에는, 붓조차 제대로 쥘 수 없었던 화가의 고통이 숨어 있었습니다.

르누아르의 그림이 달라지기 시작한 순간

이 작품은 르누아르의 후기 작품에 해당합니다.

초기의 르누아르는 빛의 흔들림과 공기의 움직임을 그리는 전형적인 인상주의 화가였죠.
하지만 로마 여행 이후 그의 그림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라파엘로나 고전주의 회화를 보며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형태를 더 단단하게, 인물을 더 안정적으로 그리고 싶어 했죠.

그래서 이 그림에는 초기 인상주의 특유의 흐릿한 붓질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인물은 훨씬 또렷하고,
구성은 안정적이며,
색채는 부드럽지만 형태는 단단합니다.

르누아르는 인상주의를 지나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파리 부르주아의 가장 평온한 오후

그림 속 두 소녀는 르누아르의 친구였던 화가 앙리 르롤의 딸들입니다.

르누아르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이 장면을 보고 그림으로 남기게 되었죠.

당시 피아노는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아무 집에나 둘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죠.

넓은 거실, 음악 교육, 벽에 걸린 그림들까지.

이 작품은 단순한 가족 그림이 아니라
19세기 파리 상류층의 일상을 담은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사람들이 꿈꾸던 “우아한 삶”을 누구보다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그림 뒤에 있던 고통

그런데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르누아르의 몸 상태는 매우 심각했습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심해져
손가락이 굳고 붓조차 제대로 잡기 어려웠죠.

그럼에도 그는 그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붓을 끼우고,
끈으로 묶은 채 계속 그림을 그렸습니다.

르누아르의 후기 작품들이 유난히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그가 끝까지 붙잡고 싶었던 아름다움 때문인지도 아닙니다.

그는 실제로 끝까지 아름다움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그림을 그리냐”고요.

그때 르누아르는 아주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그 아름다움을 보고 있습니다.

르누아르에게 찾아온 가장 큰 인정

이 작품은 단순한 인기작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최초의 국립 현대미술관인 뤽상부르 미술관이
르누아르에게 직접 그림을 의뢰하며 제작된 작품이었죠.

르누아르에게 이건 정말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원래 도자기 공방에서 일을 배우며 미술을 시작한 사람이었고,
아카데미 중심의 미술계에서는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신에게 국가 미술관이 작품을 요청한 겁니다.

르누아르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떤 그림이 선택될지 몰랐기에
비슷한 구도의 작품을 무려 6점이나 그렸죠.

그리고 그중 한 점이 선택되어
4000프랑이라는 큰 금액에 미술관에 판매됩니다.

당시 그 돈으로 르누아르는
파리 외곽 에수아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었습니다.

같은 장면인데도 전부 다 다릅니다

르누아르가 그린 《피아노 치는 소녀들》은 지금도 여러 미술관에 남아 있습니다.

오랑주리 미술관에도 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도 있죠.

같은 구도처럼 보여도 분위기는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그림은 더 밝고,
어떤 그림은 더 조용하고,
어떤 그림은 훨씬 부드럽습니다.

그 차이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결국 한 작품 앞에서 오래 멈추게 됩니다.

같은 화가의 다른 작품

하루 한 작품,

카카오톡으로 매일 만나보세요.

카카오톡 친구추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