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릿광대와 피에로
웃고 있는 직업, 그런데 표정은 어딘가 쓸쓸합니다
화려한 패턴의 옷을 입은 어릿광대가 서 있습니다.
하지만 표정은 이상할 정도로 담담하죠.
웃겨야 하는 사람인데,
정작 본인은 하나도 웃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 작품은 앙드레 드랭이 이탈리아 전통 가면극 ‘코메디아 델라르테’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입니다.
특히 왼쪽 인물은 그 극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어릿광대의 모습이죠.
화려한데, 왜 이렇게 외로워 보일까
옷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패턴도 복잡하고 색감도 눈에 띄죠.
그런데 얼굴은 거의 무표정에 가깝습니다.
어딘가 지쳐 보이고, 우울해 보이기까지 하죠.
그래서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직업인데,
정작 가장 깊은 고독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니까요.
드랭은 바로 그 순간을 굉장히 잘 포착했습니다.
많은 화가들이 사랑했던 ‘광대’라는 존재
사실 광대는 미술사에서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피카소 Pablo Picasso도,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도,
폴 세잔 Paul Cézanne도 광대를 그렸죠.
왜냐하면 광대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인간의 외로움과 연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드랭 역시 오래전부터 이 주제를 그리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 미술상 폴 기염Paul Guillaume이 광대라는 주제로 그림을 의뢰하면서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죠.
완성된 뒤에는 실제로 폴 기욤의 집 거실에 크게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장 환하게 웃는 얼굴 뒤에,
가장 깊은 외로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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