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치는 어릿광대

기타를 치는 어릿광대

실제 사람처럼 서 있는 광대

이 그림 앞에 서면 가장 먼저 크기에 압도됩니다.

광대가 거의 실제 사람처럼 눈앞에 서 있거든요.

높이 190cm.
폭은 97cm.

앙드레 드랭은 어릿광대를 거의 실물 크기로 그려냈습니다.

그래서 그림이라기보다,
무대 뒤에서 잠시 쉬고 있는 한 사람을 마주한 느낌이 들죠.

웃고 있어야 하는 사람의 얼굴

그런데 표정을 보세요.

밝게 웃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정을 숨긴 채 멍하니 서 있는 것처럼 보이죠.

드랭은 이 그림에서도 광대가 가진 내면의 외로움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화려한 옷과 달리 얼굴은 무표정하고,
그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고독함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오래 보고 있으면,
광대가 아니라 한 인간의 피곤한 하루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피카소와 드랭의 모델이었던 남자

이 그림의 모델은 살바도르라는 스페인 출신 인물입니다.

그는 당시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와 드랭 주변에서 모델과 일을 도와주던 사람이었는데요.

함께 전시되는 <어릿광대와 피에로>에서도 같은 인물이 모델로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한 명의 광대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당시 파리 예술가들이 함께 바라보았던 한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는 셈이죠.

광대를 수집한 미술상

이 작품 역시 미술상 폴 기욤Paul Guillaume이 구입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드랭의 광대 그림 두 점뿐 아니라,
피카소가 그린 광대 작품까지 함께 소장하고 있었다고 하죠.

무려 네 점이나요.

어쩌면 폴 기욤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대는 단순히 사람을 웃기는 존재가 아니라,
그 시대 예술가들의 외로움과 자화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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