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에 누워있는 여인의 누드
누워 있는 여인의 몸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캔버스 크기도 상당하죠.
가로 길이만 약 183cm.
거의 실제 사람 크기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누워 있는 누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어져 온 아주 고전적인 주제인데요.
마네Édouard Manet나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같은 화가들도 이 주제를 즐겨 다뤘습니다.
그리고 앙드레 드랭 André Derain 역시 이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죠.
실제로 말년의 드랭은 거의 매일 누드화를 그렸다고 전해집니다.
어두운 배경 위로 떠오르는 피부
드랭은 배경을 짙은 녹색 계열로 처리했습니다.
덕분에 모델의 밝은 피부가 화면 위로 떠오르듯 강조되죠.
반대로 하체를 덮은 천은 거의 검은색에 가깝게 표현했습니다.
밝음과 어둠의 대비를 강하게 만들어 인체의 형태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한 겁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단순한 누드화라기보다,
빛과 형태를 연구한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당시 파리의 아름다움
모델 얼굴도 한번 자세히 보세요.
짧은 머리.
가느다란 눈썹.
그리고 작은 입술까지.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여성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 모델은 레몽드 크나우블리크라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훗날 드랭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은 단순한 모델 연구를 넘어,
화가가 한 사람을 오래 바라보며 남긴 시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드랭은 몸의 형태를 그리면서 동시에,
자신이 사랑했던 시대의 아름다움까지 함께 기록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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