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정물

바구니 정물

시와 바구니는 얼핏 대칭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살짝씩 비틀려 있죠.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그 작은 어긋남 덕분에,
그림은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살아 있는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은 드랭이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참고해 그린 그림입니다.

연녹색 배경과 차분한 구도에서도 고전 회화의 분위기가 느껴지죠.

드랭이 추가한 자신만의 리듬

하지만 드랭은 단순히 옛 그림을 따라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바구니 뒤쪽의 어두운 과일 두 개를 보세요.

이 작은 요소 덕분에 화면이 한쪽으로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잡게 됩니다.

고전적인 정물화 위에 드랭만의 감각을 더한 셈이죠.

색과 선을 따로 사용하다

이 그림에서도 드랭은 독특한 실험을 이어갑니다.

보통 화가들은 색과 선을 함께 사용해 형태를 만들지만,
드랭은 둘을 일부러 분리해서 사용했죠.

빛이 닿는 부분에는 흰 물감을 올려 밝게 만들고,
어두운 부분은 검은 선으로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사물들이 단순하면서도 묘하게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폴 기욤이 가장 사랑했던 화가 중 한 명

미술상 폴 기욤Paul Guillaume은 이런 드랭의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아마 폴 기욤이 수집한 화가들의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작품 수 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만큼 그는 드랭의 그림 안에서
고전과 현대가 동시에 살아 움직이는 감각을 발견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림 앞에 오래 서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죠.

“단순한 정물화인데… 왜 이렇게 눈이 오래 머물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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