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ill Life with Fruit
드랭은 그림을 그릴 때 한 가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선과 색을 동시에 너무 강하게 쓰면, 오히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둘의 역할을 일부러 나눠 사용했죠.
포도는 ‘선’ 없이 그렸습니다
먼저 포도를 한번 보세요.
테두리를 검은 선으로 둘러 그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쪽은 더 어둡게, 반대쪽은 조금 밝게 칠했죠.
그 색의 차이만으로 둥근 입체감을 만들어낸 겁니다.
선은 거의 없는데도 포도가 동그랗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대신 꼭 필요한 곳엔 선을 사용했습니다
반대로 과일 바구니의 테두리나 테이블 위 천 주름은 검은 선으로 또렷하게 표현했습니다.
형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에는 선을 사용하고,
빛과 부피를 표현할 땐 색으로 해결한 거죠.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화면 안에서 어디에 선을 쓰고 어디를 지울지 끝없이 계산한 결과입니다.
단순한 그림인데 오래 보게 되는 이유
그래서 드랭의 정물화는 복잡하지 않은데도 이상하게 눈이 오래 머뭅니다.
사물 하나하나가 단순한 듯 정확하고,
색과 선이 서로 싸우지 않으면서 화면 안에서 균형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드랭은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사람의 시선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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